[글마당] 공원 쓰레기통
아침 산택길, 우연히 눈길이 닿은 제법 수북한 공원 쓰레기통 지나치다가 되돌아 가 들여다보았다 빈 물병, 소다 병, 먹다 남은 음식, 수박껍질이 있었다 빈 병은 모아 수거하는 사람에게 갖다 줄까 그냥 생각만 했다 쓰레기통 안에는 일상생활이 있었다 공원 청소 요원이 다니며 쓰레기통을 비우고 있었다 다람쥐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청소차가 떠나고 나는 빈 통을 바라다보았다 그 속에 보이지 않는 뭐가 남아 있었다 생각의 쓰레기 언젠가 벤치에 앉아 지난날을 회상하다 버린 아픈 과거의 기억들 왜 청소원들은 가져가지 않았을까 억수 같은 비가 오면 씻어 내려갈까 큰 바람에 날아갈까 영영 그 자리에 남아 있을까 최복림 / 시인·롱아일랜드글마당 쓰레기통 공원 공원 쓰레기통 공원 청소 음식 수박껍질